[성명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6-03-08 조회수 : 79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일본군‘위안부’피해자는 이제 손에 꼽을 만큼 줄어가고 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활하셨던 나눔의집 생활관 또한 빈 방이 늘어나고 있다. 할머니들이 이곳을 떠나셨다고 해서 이 공간이 갖는 역사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이 기억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인지 물어야 할 때이다.
찬바람 몰아치던 1992년 12월 첫 문을 연 나눔의집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 함께 생활해 온 삶의 보금자리였다. 이곳 나눔의집에서 할머니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일상을 나누는 한편, 인권활동가로서 세상을 향한 뜨거운 외침을 멈추지 않으셨다. 1998년에는 할머니들의 증언과 기록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을 개관한 바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2시 [수요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퇴촌 [나눔의집]을 나서셨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다니며 피해 사실을 증언하셨다. 증언은 목소리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림으로, 삶 그 자체로 기록을 남기셨고, 그 흔적들은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지난 30여 년간 나눔의집과 역사관을 거쳐 간 수많은 학생과 시민, 그리고 해외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피해의 진실을 마주하고 공감하였다. 이 공간은 단순히 과거를 전하는 곳이 아니라, 찾아온 이들이 서로서로 비폭력에 대하여,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가슴에 새기고 돌아가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세계 여성의 날은 폭력과 차별에 맞서 싸워 온 여성들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인간의 존엄을 유린당한 할머니들의 삶과 투쟁은 이 날의 역사와 결코 동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스스로 묻는다. 할머니들이 떠난 이 자리에서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의 답은 분명하다.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기억을 공감하며, 바르게 전하는 것이다.
나눔의집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은 할머니들이 남기신 증언과 유품, 그리고 이곳에서 함께 살아오신 삶의 흔적을 보존하고 지키며, 추모와 기림, 그리고 역사교육공간으로 거듭 나고자 한다. 더 이상 폭력의 고통이 없는 곳으로, 통증이 없는 곳으로 다정함과 친절함이 가득한 곳으로, 할머니들과 함께 할머니들이 계시지 않는 이곳을 그분들의 기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채워갈 것이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우리 사회가 다음 미래세대와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
- 우리는 전쟁과 무력 아래에서 자행되는 모든 성폭력과 여성 인권 유린을 반대한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역사 부정과 왜곡에 맞서 진실을 지킨다. 피해자들의 증언과 기록을 보존하고, 있었던 일을 있었던 그대로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인권을 위해 세계 여성들과의 연대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국경을 넘어 기억을 나누고, 평화를 향한 목소리를 함께 낼 것이다.
- 우리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 우리는 피해자가 모두 떠나신 이후에도 이 역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을 요구한다.
2026년 3월 8일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일본군'위안부'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