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2월. 3월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6-13
김군자 할머니


해가 바뀌자마자 불미스러운 일로 나눔의 집이 시끄러워졌다.
가장 호되게 꾸중하고 분노하셨던 카리스마의 여왕. 매일 매일 걸어가는 산책 길. 온갖 시름을 바람에 날려 보내시다보다. 지팡이로 옮기는 걸음은 아주 느리고도 느리다. 힘겹게 고개 너머 옆 동네 산꼭대기 어느 집에 닿으면,
“ 거기 울 엄마야. 엄마! 나왔어! 군자야!” 담장 너머 마당에 놓인 성모상에 성호를 그으며 다소곳이 인사하시는 할머니.
“ 내 시름 다 가져가고... 남 미워할 것 없어. 화낼 필요도 없어.
지가 잘못하면 다 그 죄가 자기에게 돌아가는 거야. 난 원망 안 해. ”
못 견디게 서럽고 힘들 때마다 몇 번이고 세상과의 인연의 끈을 놓아버리려고 하셨다고. 마음을 쓸어내리며 달래고 또 달래는 할머니.
“돈이 무슨 소용이야. 난 건강이 제일 부러워. 남 힘들게 안하고,
그냥 이대로 평화롭게 가고 싶어. 그게 남은 소원이야”
마음의 평안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할머니를 통해 깨닫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