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자주 들여다봐"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17-05-07

3월초에 감기에 걸려 스스로 자리에 누우신 후 거의 2주를 넘도록 방 바깥으로

나오지않고 침대에만 내내 누워계신다.

많이 아프시면 병원을 가보자고 말씀드려도 이리저리 말을 돌리시며

병원은 절대 안가려고 하신다.

 

그래도 다행인것이 입맛도 없고 아무것도 못드시겠다고 하셔도

챙겨드리는 식사나 간식은 항상 절반 이상씩은 다 드신다.

 

얼굴상태나 말씀하시는 기운으로 보아서는 이제 털고 일어나셔야 할텐데

계속 누우셔서 걱정만 한가득이시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호출벨을 눌러서 방으로 가보니 기운없는 목소리로

"이것만은 꼭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라고 하신다.

"할머니~ 무슨말씀이요~?" 하니 "나는 이제 틀린 것 같아" 하며 말끝을 흐리신다.

너무 놀라서 "할머니, 왜 그런말씀을 하세요~ 더 사실수있어요~" 하니

"그런말 하지마, 다른사람은 몰라도 본인은 알잖아, 내가 지금 느낌이 안좋다고"

"아무래도 오늘이나 내일이 아닐지 싶어. 그러니까 내가 언제 갈지 모르니까..."

 

하시면서 그동안 모두에게 신세많이졌다, 다른 할매들도 다 좋은사람들이다.

통장이랑 금품은 여기랑 저기에 있고,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하고,

한참을 이야기 하시더니 이제 잠이와서 자야되는데 언제 떠날지 모르니

30분 간격으로 들여봐달라 하셨다.

 

그 말씀을 하신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누워만 계실 뿐 식사도 잘 하시고, 약도 잘 챙겨드시고 말씀도 잘 하신다.

할머니께서 어서 약한마음을 떨쳐내고 거실로 나오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