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2004년 1월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17-05-06

김군자 할머니 좀처럼 도움을 청하지 않으시는 할머니가 어느 날 터프하게 내게 물으셨다.

“ 너 내일 시간 되냐? 방에 먼지 좀 털자” 순간 기뻤다.

할머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 말이다. 평소에 아마 도와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안 주셔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옷장 위에 상자를 드러내고,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원위치 시키고.

워낙 깨끗하고 깔끔한 방이라 2시간도 안 걸렸다. 청소가 끝나고 나서도 할머니는 창문을 한 뼘 열어 두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추운데 할머니... 괜찮으세요?” “ 아무리 깨끗하게 해놓고 살아도 늙은이 냄새가 나게 돼있어.

그럼 싫잖아” 언제나 정갈하고 강인한 마음. 험한 세상 흔들릴 때마다 할머니를 떠올리면 아마 쓰러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