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2월 . 3월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6-13
박옥련 할머니


요즘 들어 부쩍 귀도 어둡고 기운도 없다는 할머니.
그래도 조용한 형님의 행차는 여전하시다. 봄기운에 동네 여기저기 조금씩 행동반경을 넓히고 계신다.
“할머니! 어디가 그렇게 가고 싶으세요?” “이제 날도 따쑨 게 손자 보러 가야지. 아들은 안 보고 싶은데 우리 손주가 그렇게 보고 싶어.
손주가 말이여. 우리 할머니 200살까지 살아요. 그러는디. 그 넘이 참말 보고 싶어.그라고 대구에 사는 우리 동상. 그 년은 차를 못 타. 나도 힘들고.
그라서 전화로 동상이 그랴. 형! 이제 죽을 때까지 우리 못 볼 것 같어~.
시방 이산가족이 따로 없어. 이젠 나도 혼자서는 아무데도 못 가.
그려도 죽기 전에 한번 봐야지. 그러고 싶어” 얼렁 얼렁 따쑨 꽃피는 봄 되면 손주보러, 대구에 있는 동상보러 길 떠나는 할머니 모습을 보고 싶다.
일년에 한번 뿐인 긴 외출. 마음속으로는 몇 번을 다녀오셨을 고향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