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12월 이야기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1-29
박옥련 할머니


늘 말없이 우직하셔서 나눔의 집에서는 ‘행님’으로 통한다.
잦은 보일러 고장으로 나눔의 집 겨울은 더욱 혹독하기만 한데...
밤에 춥지 않을까 걱정되어 할머니를 찾아가니, 주무실 준비를 하고 계셨다.
이불 속에 손을 넣으니 약간의 온기만 있을 뿐이다.
“할머니 이불 속이 왜 그래요? 전기장판 고장났어요?”
“ 아녀~~ 괜찮어~” 하시며 겹겹이 쌓은 이불 속으로 몸을 움츠리신다.
아니나 다를까? 전기장판의 온도는 7단계 중에서 1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 할머니! 이게 뭐야? 온도 더 올리셔요!” “ 안돼야~~! 큰일나~~
불나면 어쩌려고 그랴~~! 안되야~! 추우면 이걸 더 덮으면 돼!” 하시며
가디건을 이불 위에 귀엽게 올려 놓으신다.
그렇다. 평소에 위엄 있으신 행님이지만, 사실은 사소한 것에도 걱정이 많으신
귀여운 겁쟁이 할머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