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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사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폭우 속 조우'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9-07-17
캐나다 교사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폭우 속 조우' 역사교사 25명 퇴촌 나눔의 집 방문, 일제치하 만행과 情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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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은 맺기 어려울수록 가슴에 새겨진다. 이들이 '연'을 맺는 것도 쉽지 않았다.

테마가 있는 뉴스감일근의 기자수첩안성용 포인트 뉴스마돈나 공연 무대 붕괴로 7명 '사상'섹시가이 佛 로랑 코르샤 "한국음식 먹고파"신비한 채색으로 부활한 '신몽유도원도'쏟아지는 장맛비로 비행기는 연착되고 산골 마을도 물에 잠겼지만 서로 닿고자 하는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그렇게 위안부 할머니들과 멀리 캐나다서 날아 온 교사들은 어렵사리 손을 맞잡았다.

"웰캄, 나이스 미츄"

이옥선(83) 할머니가 재치있는 영어로 손님들을 맞자 좌중이 폭소한다. 비에 흠뻑 젖은 손님들에게 수건으로 연신 몸을 닦아 주면서 고생했다, 고맙다를 연발하는 강일춘(82) 할머니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이다.

위안부의 진실을 알기 위해 멀리 캐나다에서 온 역사 교사 25명은 지난 14일 폭우를 뚫고 8명의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을 찾았다.



캐나다 시민단체 '토론토 알파'가 주최하고 정대협의 도움으로 진행되는 역사 교사들의 한국 방문은 올해로 두 번째다. 나눔의 집 방문부터 수요집회 동행까지 이들은 3박4일의 일정을 고스란히 '위안부'를 이해하는 데 쓰기로 했다.

국적 불문하고 역사 교사들에게 '전쟁'과 '여성'은 민감한 주제다.


검찰총장,잠수교,침수,해외골프,모습



'전쟁이 과연 어디까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짓밟을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만남은 역사 교사들에게는 크나 큰 행운이다.

그래선지 악천후 속 비행기 연착으로 새벽 4시에 도착해 노곤할 텐데도 일행들의 눈빛은 반짝거린다. 노트는 빼곡히 채워졌고 질문은 쉴새없이 이어졌다.

지난 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진행형 역사이다. 캐나다에서도 지난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하는 등 이미 국제적 이슈가 됐지만 일본 측 공식 사과와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리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한 사람 한 사람 떠나고 있어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고통 받았는 지를 제대로 알려주세요"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사이, 꽃다운 나이에 그네들이 겪었을 고통을 가늠해 보려다 캐나다 교사들 눈가는 어느새 붉어진다.



이날 교사들은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단어 자체가 모순임을 깨닫는다.

열띤 토론을 거친 끝에 할머니들은 당시 철저히 착취당한 '성적 노예(Sexual Slaves)'에 불과했으며, 당시 일본은 제국주의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성들을 이용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캐나다에 있는 92살 되신 우리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가족과 동시대에 살았던 할머니들이 전쟁으로 이런 아픔을 겪었다니 정말 가슴 아파요" -Katy Whitfield(33) 캐나다 토론토 고등학교 역사교사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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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진실을 이야기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던 할머니들의 '용기'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은폐된 과거는 누군가의 용기에 의해서 드러날 수 있고, 역사는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칠 겁니다." -Allan MacMillar (44) 캐나다 알베르타 고등학교 역사교사

어느새 떠날 시간이 가까워오자 나눔의 집 할머니들은 못내 아쉬운지 외국인들에게 과자를 손에 쥐어주며 따뜻한 포옹으로 '서양식 인사'를 한다.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데 왜 벌써 가려구 그래"

퍼붓는 장맛비 보다는 그새 들어버린 '정(情)' 때문에 강일춘 할머니는 멀리서 온 귀한 손님들을 한번 더 붙잡아 본다.

aori@cbs.co.kr


**기사원문보기 :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20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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