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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봉사 3총사' 외국 명문대 합격>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9-02-12
<위안부 '봉사 3총사' 외국 명문대 합격>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9-02-11 09:24 | 최종수정 2009-02-11 10:05


광주 나눔의집 연주, "어째 봉사도 잘 하더라니.."

(광주=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의 터전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해 온 고등학생 3명이 미국과 일본의 명문대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고등학교 3학년 홍석문(19), 김선태(19) 군과 김주연(19.여) 양은 오는 8-9월이면 정든 가족과 친구를 뒤로하고 미국과 일본으로 유학길에 오른다.

홍군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공과대학, 김군은 일본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과, 김양은 미국 유펜대학 생물학과에 각각 합격했기 때문이다.

외국의 유명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이 크긴 하지만 지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정이 들었던 나눔의집 할머니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김주연 양은 "음악연주도 하고 수요집회에도 참석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정말 정이 많이 들었는데 조금 있으면 헤어져야 해서 너무 아쉽다"며 "편찮으신 분들이 많은데 다시 만날 때까지 부디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청심고 음악동아리 '청심프론티어소리회' 회원인 이들 3명은 1학년 때부터 여러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봉사'를 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2007년 8월 15일 처음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다.

외부에 마음을 닫고 있는 듯 다소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던 할머니들은 광복절을 맞아 찾아온 이들 학생이 연주하는 바이올린과 플루트 연주 선율에 손뼉을 치며 환화게 웃으셨고, 이 모습이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이 박혀버렸다.

기숙학교라서 자주 나올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나눔의집을 찾아가 음악도 선물하고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면서 정에 목말라 있던 할머니들의 손자, 손녀, 친구가 되었다.

2007년 11월에는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홍군이 주축이 되어 나눔의집에서 봉사활동을 해 오던 양평양서고, 광주중앙고, 인천외고, 용인외고 등 경기.인천지역 5개 고교 학생 40여명과 함께 '한국청소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돕기 연합회'를 결성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만든 이 연합회는 세미나와 초청강연회, 위안부 할머니 돕기 후원모금 등을 꾸준히 벌였고 나눔의집 청소 등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은 미국과 일본의 10여개 고등학교와 국내 30여개 고등학교가 추가로 참여하면서 '일본군위안부돕기 고등학교연합회'로 명칭을 바꿔 국·내외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홍군은 "처음에는 솔직히 가기 싫은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 연주를 듣고 좋아하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더욱 열심히 연주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미국에서도 미국연합회 친구들과 함께 위안부할머니를 돕기위한 봉사활동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눔의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연주가 끝나고 나면 우리 직원에게도 안주는 사탕을 꺼내서 학생들에게 쥐여 줄 정도로 이들 학생과 끈끈한 정을 나누었다"며 "봉사도 잘하더니 공부도 잘한 이들이 외국에 가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