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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피해단체들 "대통령의 이런 말을 기다렸다(오마이뉴스)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5-03-02
일제피해단체들 "대통령의 이런 말을 기다렸다"


안홍기(anongi) 기자



▲ 노무현 대통령이 1일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8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05 연합뉴스 백승렬



안홍기(anongi) 기자 - 노무현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배상할 것이 있으면 배상해야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일제 피해자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을 표시하면서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이 단체들은 노 대통령 이전의 역대 대통령들이 일본이 배상해야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는 점을 들어 이번 발언을 높이 평가했다.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있는 '나눔의 집'의 안신권 사무국장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할머니들이 엄청 좋아했다"고 나눔의 집의 분위기를 전했다.

안 사무국장은 "지난해 7월 제주도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과거사를 묻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할머니들은 '우리 대통령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할머니들이 TV를 통해 이번 소식을 접하고 나서는 광복 60주년인 '올해는 뭔가 되나보다, 눈을 감기전에 명예회복이 되나보다'라면서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자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당연한 말씀이지만 막히던 숨통의 물꼬를 터준 말씀"이라며 "역대 어느 대통령 중에서도 이런 말을 한 대통령이 없다"고 대통령의 발언을 높이 평가했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 "올해는 뭔가 되나보다"

김경석 '태평양전쟁 한국인 희생자 유족회' 대표 역시 "기다렸던 목소리"라며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역대 어느 집권자들이나 미국이 무섭고 일본이 두려워 그런 말을 못했는데, 노 대통령이 참모진의 만류를 과감히 뿌리치고 얘기한 것은 역사를 기록하는데에 있어서도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또 "이제 (투쟁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대통령의 말을 계기로 해서 정부는 답을 내놓지 않으면 안될 입장이고,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고 말해 정부 측에서 보상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충웅 사단법인 한국원폭피해자 협회 사무국장도 "이제라도 언급을 했으니 정부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며 "우리들도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투쟁도 더욱 적극적으로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일제에 의해 시베리아 강제노동에 징용됐던 피해자들의 모임인 '시베리아 삭풍회'의 이병주 회장도 "우리나라 국가원수가 그런 말을 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며 "아주 고무적이고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현재 일본 동경지방재판소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라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런 의사표시를 한 것이 재판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일제에 의해 피해를 당한 각종 단체들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고무되어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말이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지 말로 끝날 것인지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