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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귀향 그 뒤안길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11-04
일본군 위안부, 귀향 그 뒤안길


[한겨레] 피해 할머니 7명 입으로 기록‘해방~최근 삶’ 책으로 엮어 “우리가 산 세상이 또 돌아올까 무섭제…”, “우리 엄니(어머니) 나 땜에 세상을 떠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만남을 가지며 여성평화운동을 펴고 있는 기독살림여성회(회장 염귀녀)가 최근 의미있는 책을 발간했다.

전북에 살았거나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7명의 삶을 그들의 ‘말하기’ 작업을 통해 기록으로 엮어낸 것이다.

이 책은 이양근(82), 양점순(79), 진화순(78), 최선순(78), 박순례(82·가명), 김순희(81·〃), 오오목(1999년 작고) 할머니 등이 1940년을 전후로 일본과 중국에 끌려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온 삶을 담고 있다. 할머니들은 모두 전북지역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일부는 투병 중이다.

97년부터 위안부 여성과 인연을 맺어온 기독살림여성회는 올해 2월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에 나왔던 책과는 달리, 수구초심의 심정으로 고향에 돌아온 이 지역 피해 할머니들이 겪은 해방 후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중심에 두면서 상흔을 구술로 풀어낸 것이다.

이런 작업 끝에 할머니들의 삶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을 완성했다. 생생한 전달을 위해 구술 내용 중간에 각주를 달고, 부호표를 활용해 화법·몸짓·표정·시선까지를 현장감 있게 담아냈다.

증언만으로 부족한 것은 직접 녹취작업에 나선 참가자들의 좌담회로 보완했다. 여기에는 구성은, 송경숙, 염귀녀, 정윤숙, 정희경, 조선희, 최은미씨 등 7명을 비롯해 모두 15명이 참여했다.

염 회장은 “잊고 싶은 상처를 다시 말하게 하는 작업이 힘들었다”며 “할머니들이 새롭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이를 역사적 자료로 남기기 위해 늦기 전에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 2004-11-02 2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