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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나서 사죄하고 보상해야”…사리노구 比 위안부 할머니 방한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10-21
“日정부 나서 사죄하고 보상해야”…사리노구 比 위안부 할머니 방한

[국민일보 2004-10-19 19:07]


“나처럼 국민기금을 거부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싸우는 동지들을 만나게 돼 기쁩니다.”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유일하게 일본 민간의 위안부 보상 프로그램인 국민기금을 거부한 도마사 사리노구(76·사진)씨는 19일 국내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지만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 계속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928년 필리핀 남부의 파이나 섬에서 태어난 사리노구씨는 14세이던 42년 4월 섬에 상륙한 일본군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 뒤 3년여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다.

45년 전쟁이 끝난 뒤 3명의 전쟁 고아를 키우며 평생 홀로 산 그는 90년부터 일본 정부를 상대로 보상과 사죄를 요구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95∼97년 일본 국민기금 조성으로 300여명의 필리핀 위안부 피해자가 1인당 500만엔씩 보상을 받았으나 혼자서만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며 수령을 거부하기도 했다.

93년에는 일본 도쿄지방법원에 일본 정부를 고소해 10여년 동안 법정 싸움을 벌였지만 지난해 말 최고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사리노구씨는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라며 “이는 오직 일본 정부의 사죄로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우리 나라에 온 사리노구씨는 20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매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는 ‘수요 시위’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권기석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