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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익외교'와 왜곡 교과서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8-28
<연합시론> 일본의 `국익외교'와 왜곡 교과서

[연합뉴스 2004-08-27 10:51]


(서울=연합뉴스)
일본이 내년에 이른바 국익외교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독도나 쿠릴열도, 동중국해 영유권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미 관련 예산안도 마련했고, 내달엔 고이즈미 총리가 쿠릴열도 해상시찰 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도쿄도 교육위는 내년 개교하는 한 중학교에서 `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역사왜곡 교과서를 채택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과의 고구려사 분쟁 와중에서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까지 지켜봐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일본 정부의 국익외교 움직임은 좋게보면 국가 위상에 맞는 제 목소리 내기의 성격을 담고있다. 전후 일본의 최대 외교현안중 하나인 쿠릴열도 영유권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노력에서 보듯 신장된 국 력에 맞춰 적극적으로 국익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영토 분쟁 과 관련한 각국의 정책은 전략과 전망에 따라 접근방법이 천차만별이겠으나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주변국과의 마찰음을 높일 것이 라는 점이다. 당장 우리만 하더라도 독도와 동해표기 문제를 둘러싸고 가열될 신경 전에 대비해야 할 입장이다. 일본의 억지주장이 예산의 뒷받침으로 더욱 탄력을 받 아 거세지고 교묘해지며 다방면으로 뻗쳐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더욱 예사롭지 않은 것은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본사회의 우경화 기류와도 무관치 않다. 주변국들에게 엄청난 희생 과 고통을 강요했던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기는 커녕 이를 호도하고 미화하려는 움직 임은 필연적으로 일본을 다시 과거의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할 개연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도 교육위의 `새역모' 교과서 채택을 주시하게 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변국들의 요구는 후손들이 과거의 잘못을 마치 원죄처럼 안고 고개를 숙인채 살아가야 한다는 강요나 강박이 아니다.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주변국들과 슬기로운 공존과 화해 의 길을 모색해나가라는 전향적이고도 미래지향적 의미를 담고있는 것이다. 그럼에 도 왜곡된 역사인식과 좁디좁은 국수주의 시각으로 세계를 내다보는 우익세력의 동 향은 자기부인을 넘어 자기파괴적이다. 스스로의 역사를 감추고 부인하는 자는 숨기 고 싶은 그런 종류의 역사의 올가미에 다시 빠져드는 길을 걷게된다는 평범한 교훈 을 일본이 하루빨리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