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소식>
작년만 해도 조금씩 거동하시고 비록 죽으로 식사를 드셨지만, 올해는 거동도 잘 못하시고 미음도 잘 못 드신다. 워낙 깔끔하신 분이었는데 이제는 가끔 대, 소변도 못 가리신다. 혈압도 낮아지고 맥박도 약해지고 약해진 혈관 탓에 간혹 혈종도 생긴다. 몇 년전 동네를 산책하시던 어르신의 모습이 그립다. 억울한 인생 오래 오래 사셔야 할 텐데 걱정이 많이 된다.
스탠트 시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장 혈관 하나가 많이 막혀 있고, 고령이시라 담낭적출술도 못하시고 약물로 담낭염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낙천적인 성격 탓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딸과 중국에 있는 자녀분들 만나러 두 달 일정으로 가신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안부전화 드렸더니 잘 계시다고 하여 안심이 된다. 별 탈 없이 잘 다녀오시기를 바란다.
유머감각과 위트가 있는 어르신께서는 요즘 눈앞이 희미해져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워낙 예민하시고 불안증이 있는 어르신께서는 몇 차례 수술을 하기 위해 예약 된 날짜에 병원에 갔다가 수술 준비 중에 나오고 말았다. 수술을 해야 되는데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아픈 역사의 상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건강염려증이 심하신 어르신께서는 서울 아산 병원 및 인근 병원에서 증상에 따른 검사를 했지만 임상학적으로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오늘은 여기가 아프고, 내일은 저기가 아프고 의사선생님들도 어찌할 줄 모른다. 어르신들의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약으로 다 치유해 드리지 못하는 것에 의료진도 안타까워 하고 있다.
마음이 여리신 어르신께서는 단체 생활 잘 적응이 안 되셔서 방에서 혼자 지내시는 시간이 많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약물 복용은 하고 계시지만 주변 어르신들의 잔소리에 더 마음 아파하신다. 담배를 피우시는 탓에 마음 놓고 방문도 못 열어놓고,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하셔야 되지만 세월이 준 아픔과 한을 담배로 달래 오셨으니 그도 쉽지 않은 듯하다.
골다공증 약을 오래 전부터 복용하고 계셨지만 몇 년 전 넘어지셔서 양쪽 고관절수술을 하셨다. 워낙 강하신 분이라 보호지지대로 일상생활을 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매사에 다른 어르신들의 일거수 일투 족을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신다.
혈압, 당뇨, 천식 등도 그럭저럭 약물로 잘 조절이 되고 있지만 워낙 움직임이 많지 않은 어르신께서 몸이 약한게 걱정이다. 거동을 하시도록 유도를 자주 해보지만 이마저도 힘이 드시나 보다. 다행히 식사 및 간식은 꾸준히 잘 드십니다.(항상 굶었다고 하시지만요)
몇 년전 심장에 스탠드 시술을 받으셨지만, 긍정적인 성격 탓에 약물로 잘 조절 되고 있다. 평상시에는 방에서 화투놀이 및 뜨개질, 책읽기 등으로 소일하시기를 좋아하신다. 가끔 거실에서 어르신들과 TV를 보시면서도 말씀을 잘 안하시는 어르신이지만, 증언을 하실 때 보면 누구 보다 열정이 넘치신다. 김순옥 어르신이 돌아오셔야 같이 화투하는 모습을 볼 텐데...
지팡이 짚고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산책을 하신탓에 혈압, 당뇨도 잘 조절이 되고 있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하신 어르신께서는 눈물도 많고, 열정도 많고 화도 잘 내신다. 그러신 어르신이 가끔 몇 일씩 서울에 있는 작은 아들집에라도 가시면 나눔의 집이 텅 빈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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