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소식>


①박옥연(93세)

작년만 해도 조금씩 거동하시고 비록 죽으로 식사를 드셨지만, 올해는 거동도 잘 못하시고 미음도 잘 못 드신다. 워낙 깔끔하신 분이었는데 이제는 가끔 대, 소변도 못 가리신다.

혈압도 낮아지고 맥박도 약해지고 약해진 혈관 탓에 간혹 혈종도 생긴다.

몇 년전 동네를 산책하시던 어르신의 모습이 그립다. 억울한 인생 오래 오래 사셔야 할 텐데 걱정이 많이 된다.

 


②김순옥(90세)

스탠트 시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장 혈관 하나가 많이 막혀 있고, 고령이시라 담낭적출술도 못하시고 약물로 담낭염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낙천적인 성격 탓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딸과 중국에 있는 자녀분들 만나러 두 달 일정으로 가신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안부전화 드렸더니 잘 계시다고 하여 안심이 된다. 별 탈 없이 잘 다녀오시기를 바란다.

 


③배춘희(88세)

유머감각과 위트가 있는 어르신께서는 요즘 눈앞이 희미해져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워낙 예민하시고 불안증이 있는 어르신께서는 몇 차례 수술을 하기 위해 예약 된 날짜에 병원에 갔다가 수술 준비 중에 나오고 말았다.

수술을 해야 되는데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아픈 역사의 상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④박옥선(88세)

건강염려증이 심하신 어르신께서는 서울 아산 병원 및 인근 병원에서 증상에 따른 검사를 했지만 임상학적으로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오늘은 여기가 아프고, 내일은 저기가 아프고 의사선생님들도 어찌할 줄 모른다.

어르신들의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약으로 다 치유해 드리지 못하는 것에 의료진도 안타까워  하고 있다.

 


⑤ 이용녀(87세)

마음이 여리신 어르신께서는 단체 생활 잘 적응이 안 되셔서 방에서 혼자 지내시는 시간이 많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약물 복용은 하고 계시지만 주변 어르신들의 잔소리에 더 마음 아파하신다.

담배를 피우시는 탓에 마음 놓고 방문도 못 열어놓고,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하셔야 되지만 세월이 준 아픔과 한을 담배로 달래 오셨으니 그도 쉽지 않은 듯하다.

 


⑥김군자(86세)

골다공증 약을 오래 전부터 복용하고 계셨지만 몇 년 전 넘어지셔서 양쪽 고관절수술을 하셨다.

워낙 강하신 분이라 보호지지대로 일상생활을 하시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매사에 다른 어르신들의 일거수 일투 족을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신다.
이러한 어르신 탓에 가끔 나눔의 집에 간간히 잡음이 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건강하다는 신호인 듯하다.

 


⑦김화선(85세)

혈압, 당뇨, 천식 등도 그럭저럭 약물로 잘 조절이 되고 있지만 워낙 움직임이 많지 않은 어르신께서 몸이 약한게 걱정이다.

거동을 하시도록 유도를 자주 해보지만 이마저도 힘이 드시나 보다. 다행히 식사 및 간식은 꾸준히 잘 드십니다.(항상 굶었다고 하시지만요)

 


⑧이옥선(85세)

몇 년전 심장에 스탠드 시술을 받으셨지만, 긍정적인 성격 탓에 약물로 잘 조절 되고 있다. 평상시에는 방에서 화투놀이 및 뜨개질, 책읽기 등으로 소일하시기를 좋아하신다.

가끔 거실에서 어르신들과 TV를 보시면서도 말씀을 잘 안하시는 어르신이지만, 증언을 하실 때 보면 누구 보다 열정이 넘치신다.

김순옥 어르신이 돌아오셔야 같이 화투하는 모습을 볼 텐데...

 


⑨강일출(84세)

지팡이 짚고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산책을 하신탓에 혈압, 당뇨도 잘 조절이 되고 있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하신 어르신께서는 눈물도 많고, 열정도 많고 화도 잘 내신다.

그러신 어르신이 가끔 몇 일씩 서울에 있는 작은 아들집에라도 가시면 나눔의 집이 텅 빈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