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할머니 동정>

나눔의 집에서는 오는 3월부터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활동가(촉탁의사)가 한팀이 되어 외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재가복지서비스를 가동하였다.
이번 재가팀은 그동안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통합적인 케어를 통해 편안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1. 성남시 거주. 임정순 할머님(85세)

오후 1시경 할머님이 혼자 사시는 아파트 현관을 두드리니 할머님께서 어서 들어오라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방에 들어서니 전기세가 아깝다며 보일러는 물론 전기장판도 전기선을 빼놓은 채 작디작은 전기스토브 하나만이 할머님을 향하고 있어서 방안 공기가 냉랭하였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오후 1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는데 그때서야 아침을 드셨다는 할머님.
씽크대에 설거지거리가 수북이 쌓여있어 씻어드리고 할머님께 건강상태를 여쭈니 요즘 어지러워 일어나기도 불편할 뿐더러 자꾸 쓰러질 것 같다고 하셨다.
준비해간 혈압계로 혈압과 혈당을 확인해 보니 혈압은 정상이었지만, 혈당수치가 500을 넘어 깜짝 놀라 재차 재어보았으나 혈당이 내려가지를 않아, 다음 일정이 있었으나 뒤로 미룬 채 할머님을 분당의 차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가 검사를 한 뒤 인슐린, 혈전용해제, 진정제 등을 투약하니 그때서야 얼굴에도 혈색이 도는 듯 화색이 도셨다.
의사선생님 소견이 다행히 응급상황을 모면하였으나 입원하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여 친지  분께 연락을 취하여 인계해 드린 후 밤 8시가 넘어서야 병원 문을 나섰다.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시는 분으로 하루 1회 동사무소에서 가져다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시고, 간혹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배달해서 드신다는 할머님!
누군가가 곁에서 드시는 음식을 관리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2. 당진 유희남 할머님(85세)

할머님 댁은 새로 지은 임대아파트로 비교적 쉽게 찾았다.
여러 번 문안 전화를 드렸지만 얼굴은 뵙지 못하여 어떤 분인지 궁금했었는데, 직접 뵈니 얼굴도 밝으시고 말씀도 재미있게 잘 하시는 화통한 분이시다. 집에 들어서자 할머님께서는 인자하신 얼굴로 반갑게 맞아 주셨다. 그런데, 눈과 다리가 조금 불편해 보이셨다.
방송으로나마 수요집회 모습을 보고 계시다면서 함께 참석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시던 할머님!!! 다행히 도우미 분이 매일 오전에 와서 청소도 해주고 할머님을 도와드리고 있어 생활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으나, 혼자 지내시는 것이 무척이나 외롭다고 하신다.
너무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시고 대화가 하지 않으니,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단어도 생각이 나지 않을 뿐더러 우울증도 오시는 듯 하다고.
이제는 남은여생을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서 살고 싶다는 할머님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광주로 향하였다.
찾아주어 너무너무 고맙다며 입구까지 배웅 해주시며 손을 흔들어 주시던 할머님!
저희도 할머님 만나 뵙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요~~*

 

3. 당진 이기정 할머님(90세)

당진의 시내를 벗어나 한가로운 길을 한참이나 달려 찾아간 곳은 이 기정 할머님이 살고 계시는 집으로 조금은 외진 시골집이었다.
마침 마을 입구에서 할머님 댁에 놀러 가시던 어르신을 만나 차에 모시고 가는 행운을 만나 집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저희가 찾아갔을 때는 혼자 사시는 할머님께 동네 할머님 몇 분도 놀러와 계셨는데 자주 오셔서 밥도 같이 해 드신다고 한다. 그 분들께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니 당연한 일이라고 하신다. 근처에 식당을 하는 남동생도 살고 있고 조카딸도 자주 찾아온다고 하신다.
할머님은 고관절 골절로 인하여 병원에서 수술을 하시고 퇴원하신지 며칠 안 되어서 그런지 얼굴이 조금 수척해 보이셨다. 우리가 찾아간 날 의료용 침대가 새로 들어왔다며 친구 분들과 저희에게 자랑하시던 할머님!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하셨는데 한결 활동하기가 수월해 보이는 할머님을 뵈니 그나마 올라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할머님!!! 하루빨리 건강 회복하셔요~~* 

 

4. 서산 하수임 할머님(86세)

원종선 간호사 선생님과 함께 서산의 임대 아파트에 혼자 살고 계시는 하수임 할머님을 찾아뵈었다. 근처에 따님이 살고 계셔서 이틀에 한 번씩 온다고 했다.
우리가 아파트에 들어서자 먼 길 오느라 수고했다며 음료수를 손수 건네시며 눈물을 보이시던 할머님!! 할머님께서는 다른 할머님들도 기억하시고 안부도 물으셨다.
할머님은 다리도 많이 불편할 뿐더러 배도 자주 아프고 당뇨도 있다고 하신다. 말씀은 곧잘 하셨지만 숨쉬기가 조금 힘들어 보이신다.  나눔의 집 간호사 원종선 선생님이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드리면서 꼭 병원에 가보시라는 말씀밖에 못 드리고 할머님을 뒤로하고 올라 왔다.
일본이 사죄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5. 평택 김정분 할머님(82세라고 하심)

평택의 산○○번지로 되어 있어 찾기 쉬울 줄 알고 갔으나 이런 낭패가 있을 줄이야~~번지수만 가지고 집 찾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무진 애를 먹었다.
동네 분들께 여쭤 봐도 전혀 아는 분이 계시지 않아 할머님 뵈러 가는 길은 멀기만 하였다.
할머님께서는 외출을 전혀 하시지 않아 동네 분들조차도 잘 모르는 듯하였다.
어렵사리 동네를 몇 번 헤매다 어렵게 할머님 댁을 찾았다.
여러 번 통화를 했었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서인지 대문을 열고도 한참을 서 계셨다.
막상 방에 들어서니 두 손을 잡으시면서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며 말씀도 잘 하신다.  
방에 들어서니 손수 하신 밥에 물을 부어 알타리 김치 한가지로 밥을 드실 준비를 하신다.
혼자 생활하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는데 가까이에 아드님들이 살고 있으면서 가끔 할머님을 뵈러 오신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다.

 

6. 고창 최선순 할머님(84세)

최 선순 할머님이 살고 계신 고창은 벌써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할머님은 사시는 주소를 잘 모르셔서 동네 분의 도움을 받아 할머님 댁을 찾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당에는 방금 캐다놓았다는 달래가 한 웅큼 있었고 집안 곳곳은 정리는 물론 청소가 깔끔하게 되어 있어 할머님의 성격이 꽤나 깔끔하신 듯~~*
남편분과 사시다 혼자되신 할머님은 그 마을에 오래 사셨다고 하신다.  다리가 불편해 보였지만 마을 분들이 매일 도시락을 가져다 주셔서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하신다.
먼 길 오느라 힘들었겠다며 커피를 주시던 할머님!!! 할머님은 혼자 병원에도 다니신다는데 거동이 불편해 보여 조금은 걱정이 된다.
할머님의 마음속에도 봄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7. 보은 이옥선 할머님(86세)

저희 나눔의 집에 계신 할머님과 이름은 물론 성까지 똑같은 이 옥선 할머님! 할머님은 속리산 관광지 내의 초등학교 옆의 아담한 마을에 살고 계셨다.
보은에서는 '태극기 할머니'로 통하는(20년 넘게 태극기를 대문 앞에 달아 놓았다 해서) 할머님께서는 고운 핑크빛 스웨터를 입고 저희를 맞아 주셨다. 근처에 도착해서 전화 드리니 동네 어귀까지 마중을 나오시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오후에 찾아뵙는다고 전화를 드렸는데 아침부터 기다렸다고 하신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4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는데 따뜻한 저녁밥을 먹여 보내야 한다며 저녁밥 준비(도우미 분)를 하고 계셨는데 오전 10부터 기다렸다고 하시네요...  얼마나 죄송하던지~~*
보글보글 된장찌개와 머위 된장무침에서 봄을 한껏 느끼게 해주었다. 할머님은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2시간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고 하셨다.  할머님이 건강해야 일본이 사죄하는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시던 할머님!!!다음에 올 때는 꼭 나눔의 집에 계시는 할머님들과 같이 놀러오라는 할머님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