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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씨 헌신적인 자원봉사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3-01-13
유민 ‘위안부 고통’ 듣고 눈물

“너무 힘들게 사신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일본인 탤런트 유민에게 12일은 한국 생활에서 가장 뜻 깊고 보람찬 하루였다. 유민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 위치한 ‘나눔의 집’을 찾아갔다. ‘나눔의 집’은 일본군에서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 10여명이 모여 노후를 보내는 곳이다.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한 유민은 ‘나눔의 집’ 안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당시 역사와 참혹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위안부 할머니의 유품을 보고 눈물을 터트렸다. 막연하게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절한 삶이 그대로 담긴 기록을 접하자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할머니들이 겪었을 고초가 떠올려져 절로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유민은 ‘나눔의 집’에서 하루 종일 청소,설거지,안마 등 봉사활동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유민의 봉사활동에는 팬클럽 회원 3명도 함께했다. 유민은 자원봉사뿐만 아니라 ‘나눔의 집’ 할머니들에게 자신이 직접 고른 목도리와 과일 등을 선물했다.

자원봉사 도중 유민은 특히 한도순 할머니(82세)의 방을 정성 들여 쓸고 닦았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방안 세간살이의 위치도 바로잡았다.

이를 지켜보던 한도순 할머니는 유민이 “너무 착하고 예쁘다”며 귀여워해 즉석에서 의손녀를 삼기도 했다. ‘나눔의 집’ 할머니들 중 가장 일본어를 잘하는 배춘희 할머니(79세)와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할머니와 손녀처럼 두 손을 꼭잡고 일본어로 정답게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민은 오후 5시쯤 짧지만 의미 깊은 ‘나눔의 집’에서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할머니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다가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유민은 “지난해 처음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고 늘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나눔의 집’을 오기 전에는 제가 일본인이어서 할머니들이 괜히 냉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친손녀처럼 반가이 맞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라고 말했다.

유민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나눔의 집’ 할머니와 손녀의 연을 맺고 살겠다는 각오다. 이런 뜻을 실천하기 위해 그녀는 날씨가 따스해지면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야유회를 팬클럽과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광주시(경기)=김수진 aromy@sport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