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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인, 지구촌을 끌어 안자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2-23
나는 주인, 지구촌을 끌어 안자





새로운 한 해가 열렸다.
이름은 갑신甲申이고, 세계 공통의 번호는 2004이다.
365일이 흘러가고, 새로운 365일이 흘러온다고 말하지 말라.
흘러가는 곳도 없고, 흘러오는 곳도 없다.
억겁億劫 무한겁無限劫인들 어디 오고 가는 곳이 있더냐!
은막銀幕(스크린)에 화면이 바뀌듯 눈앞에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음을 우리가 알 뿐이다.
붉은 해바퀴가 동산에 오르면, 우리가 아침이라고 알지만, 해는 아침을 모른다.
낮 ․ 밤 ․ 새해를 아는 것은 ‘나’ 이며, 과거 ․ 현제 ․ 미래도 ‘나’ 가 미루어 알 뿐 그 실체는 없다.
동 ․ 서 ․ 남 ․ 북 방위 또한 ‘나’ 가 있는 곳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므로 ‘나’ 는 세계의 주인이다라고 말한다. 주인은 세계를 끌어 안는다. 이기주의적 ‘나’ 는 주인이 못 되는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의 뜻을 이제 알 것이다.
자, 그러면 ‘나’ 가 주인임을 확실히 믿고, 나라 안팎을 얼핏 살펴보자.





나라 안에서는 기왕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상황들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그 동안 감춰졌던 정치의 검은 이면들이 드러나, 매우 시끄럽다.
세간사世間事란 본래 이러한 것, 흔들리지 말라.
어느 때 어떠한 곳에 처處하여서도 교란되지 않은 ‘나’ 가 있어,
중생세간은 결코 향상向上의 길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 소란도
우리 사회가 향상向上하기 위해 구각舊殼을 벗는 진통의 몸짓이다.
향상向上은 무엇인가.
‘나’ 가 주인 된 책임을 지고 스스로 하는 자율사회自律社會의 성취이다.
역사의 궁극 지향처는 자율自律이며, 자율은 ‘나’ 의 주인의식主人意識에서만이 우러난다.
물질의 풍요나 기술문명의 발달은 머지않아 선진先進의 척도尺度가 되지 못할 것이다.
주인의식의 각성이 있는 ‘나’ 의 자율활동이 앞서는 것이 참된 선진이다.
깨어난 선각자들의 주인의식이 지금 서서히 지구촌에 번져 나가면서,
호혜상생 互惠相生의 새 역사가 열리고 있다.


바다 건너 먼 곳을 살펴보면, 지구촌 곳곳의 극한 상황이 걱정스럽다.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이라크와 체첸에서 생명을 내던지고 감행하는 폭탄공격을 막지 못해
다수의 사상자를 내고 있으며, 최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는 이스라엘 역시
팔레스타인 측의 자살공격으로 인명이 살상되면 가혹한 보복으로 되갚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자살 테러 또한 언제 어디서라도 재발할 수 있어
선진 강대국들이 경계를 강화하며 긴장하고 있다.
왜 목숨을 버리며 약자가 강자를 공격하는가.
자존의식自尊意識이 깨어나면서, 지배하는 강자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힘에 순종하던 몽매蒙昧함은 이제 없다.
자존의식이 깨어난 사람들은, 인권人權은 평등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평등이 보편화되는 신세계질서를 사람들은 희구한다.





그러나 여기가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그것은 의식의 전환을 위한 깨달음이다.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먼저 사고思考와 행동의 주체인 ‘나’ 는
세계의 주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나’ 의 깨달음은 지구촌地球村을 끌어 안는 광대하고 자비스러운 마음을 열어준다.
깨달음이 없는 자존의식은 배타적이고 독신적이여서, 증오심이 발동하면 몸을 불태운다.
저 가혹한 폭탄자살을 깨달음이 없는 자존의식에서 낳아지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구촌을 끌어 안고 주인이 나서야 한다.
소외되고, 억압받고, 주리고, 병든 곳을 찾아
따뜻한 손으로 만지며 위로하고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이 일은 정부政府를 기다리지 말고 깨어 있는 주인들이 나서서 정부가 따라오게 해야 한다.
이것이 비정부기구 NGO 활동이다.
우리 국민은 사랑이 많아 NGO도 많다.
KBS TV가 매주 벌이고 있는 ‘사랑의 리퀘스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시간 미만의 시간에, 한통화에 1천 원 후원하는 전화가 매번 10만 통 이상 걸리는 나라는
아마 지구상에 우리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나’ 의 일로 여기고, 눈물을 같이 흘리며 고통을 함께 나누는 우리 국민이 어찌 자랑스런 선진국민이 아니랴!


이제 우리의 사랑나눔 활동을 먼 이웃나라로 확대하여,
자비의 감로수로 증오의 불길을 끄고,
따뜻한 사랑이 손으로 얼어붙은 가슴들을 녹여 서로 사랑으로 얼싸안게 해야 한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주인임을 깨닫고,
부처님 세계에서나 마군의 세계에서나, 천상에서나 지옥에서나,
역경逆境에서나 순경順境에서나 쾌활한 마음으로 주인 역할을 다하자.
우리 모두가 새해의 향도嚮導가 되어 평화와 상생相生으로 세계를 이끌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