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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씨 누드집 사건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다시 생각한다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2-17
<<이승연씨 누드집 사건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다시 생각한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주제로 한 이승연씨 누드 화보집 출간시도로 온 나라가 지금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거론된지 10여년이 넘도록 정확한 용어 하나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모든 방송과 언론이 조금의 의구심도 없이 ‘종군위안부’라는 말을 앵무새같이 따라 읊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다.

‘종군’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자발적이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이 문제의 진실을 규명하고 올바르게 알리고자 10년이 넘도록 노력해 온 관련 단체들의 그동안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본군 성노예, 정신대, 군대위안부, 종군위안부 등의 용어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우리들 스스로가 정확한 역사인식이 부재하다는걸 인정하는 꼴이 된다. ‘종군위안부’ 란 말을 언론이 앞장서 사용하는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두 번째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은 뼈아픈 역사의 아픔조차도 상품화 해 피해자들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케 한 제작자와 이승연 씨 등 당사자들에게 있으나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 것만으로 끝낼 문제인가에 대해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피해자들은 식민지 여성이었기에 군수품과 같은 취급을 받아 성노예로서 최소한의 인권조차도 철저히 짓밟혔다.
그러잖아도 일본은 피해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상업행위를 한 것으로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고 은폐해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단적인 논리인데도, 이번 사건에서와 같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성의 성 상품화, 성적대상화는 일본의 가해행위를 정당화시키는 훌륭한 빌미를 제공한다는 사실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론적으로 정신대연구소는 한국사회에 이른바 얼짱, 몸짱 등 외모지상주의에 입각한 여성의 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상업주의에 편승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제작자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합작품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정확한 역사인식 정립과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싹터나길 진심으로 바란다